채무자가 이중으로 동산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효력
Q
저는 甲에게 800만원을 빌려주면서 甲으로부터 그 채무이행을 담보할 목적으로 甲소유의 공장 내 기계 10여종의 소유권을 점유개정 방법으로 저에게 양도한다는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여 공증까지 받아두었는데, 그 후 甲은 乙에게 위 기계를 다시 점유개정방법으로 양도담보로 제공하였고, 그 후 乙이 위 기계를 타인에게 처분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甲에게는 위 기계 이외에 다른 집행 가능한 재산이 전혀 없는 상태인데, 이 경우 저의 양도담보권은 어떻게 되는지요?
A
금전채무담보를 위하여 채무자가 그의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하되 점유개정으로 채무자가 계속 점유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산소유권은 신탁적으로 이전되고,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대내적 관계에서 채무자가 소유권을 보유하지만, 대외적 관계에서는 채무자는 동산소유권을 이미 채권자에게 양도한 권리 없는 자가 되고, 동산에 관한 양도담보계약이 이루어지고 채권자가 점유개정방법으로 인도를 받았다면, 그 정산절차를 마치기 전이라도 양도담보권자인 채권자는 제3자와의 관계에서는 담보목적물소유자로서 그 권리행사를 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6도4263 판결).
그리고 점유개정방법으로 동산에 대한 이중의 양도담보설정계약이 체결된 경우에 관하여 판례를 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동산의 소유권은 신탁적으로 이전되는 것에 불과하여,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대내적 관계에서는 채무자가 소유권을 보유하나 대외적인 관계에서의 채무자는 동산소유권을 이미 채권자에게 양도한 권리 없는 자가 되는 것이어서 다시 다른 채권자와 사이에 양도담보설정계약을 체결하고 점유개정방법으로 인도하더라도 선의취득이 인정되지 않는 한 나중에 설정계약을 체결한 채권자로서는 양도담보권을 취득할 수 없는데, 현실의 인도가 아닌 점유개정방법으로는 선의취득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결국 뒤의 채권자는 적법하게 양도담보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4다37430 판결, 2007. 2. 22. 선고 2006도8649 판결).
또한, 동산에 대하여 점유개정방법으로 양도담보를 일단 설정한 후에는 양도담보권자나 양도담보설정자가 그 동산에 대한 점유를 상실하였더라도 그 양도담보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고, 양도담보권실행을 위한 환가절차(換價節次)에 있어서는 환가로 인한 매득금에서 환가비용을 공제한 잔액전부를 양도담보권자의 채권변제에 우선 충당하여야 하고, 양도담보설정자의 다른 채권자들은 양도담보권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안분배당을 요구할 수 없으며, 동산에 대하여 점유개정방법으로 이중양도담보를 설정한 경우 원래의 양도담보권자는 뒤의 양도담보권자에 대하여 배타적으로 자기의 담보권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뒤의 양도담보권자가 양도담보목적물을 처분함으로써 원래의 양도담보권자로 하여금 양도담보권을 실행할 수 없도록 하는 행위는, 이중양도담보설정행위가 횡령죄나 배임죄를 구성하는지 여부나 뒤의 양도담보권자가 이중양도담보설정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원래의 양도담보권자의 양도담보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다65066 판결).
따라서 위 사안에서 귀하가 이미 위 기계에 대한 양도담보권을 취득하였음에도 甲이 귀하에게 양도담보 제공된 기계를 乙에게 다시 점유개정방법으로 양도담보로 제공하고, 권리 없는 자로부터 양도담보설정을 받은 乙이 이를 처분하였으므로, 귀하로서는 乙에 대하여 귀하의 양도담보권을 침해한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乙이 점유개정방법으로 위 기계에 대한 양도담보를 설정 받은 것이 아니고, 현실의 인도를 받은 경우라면 선의취득여부가 문제될 수 있을 듯합니다.
[출처:법률구조공단]